구도(求道)와 덕(德)
비우고 버리고 놓는 것이 구도(求道)다. 구도는 옛사람의 어록과 향훈(香薰)을 빌어 집착한 나의 관념을 세척하는 것이다. 선과 악, 사랑과 자비, 부귀영화와 해탈염원마저 깨끗이 놓아버린 청정심(淸淨心)을 위한 길이다.
육신과 정신 속에 담겨 있는 '나'라고 주장하는 앞선 생각 미래와 현재에 묶인 생각을 깨끗이 비우는 것이 구도고 참선 수행의 왕도다. 비우지 아니하는 구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불법(佛法)이란 비우는 이치를 섭렵한 각자(覺者)의 삶의 철학을 집대성한 것이다.
지혜는 집착이 소멸되어진 그 자리에서 피어오르는 불꽃이다. 완전한 자아(自我)는 만상에 묶여있는 집착을 놓아 버린 이후 대의(大義)에서 비롯된 확신의 산물이다. 살고 죽는 일대사(一大事)를 깨달은 각자(覺者)의 삶의 철학은 어둠을 밝히는 빛이며 소금이며 인류의 길이다. 이를 일컬어 덕인(德人)이라 칭한다.
그의 언행은
가공되지 않은 통나무에 견줄 만하다
무한 그릇이다
그는 꽉 찬 역할의 화신이다
점잖은 사랑방 손님이다
때로는 어린아이처럼 순진하며
살얼음 위를 걷는 길손처럼 조심조심한다.
분별이 없어 두리번거리지 아니하고
시류에 영합하지 않기에 기세가 당당하다
심신(心身)이 하나이기에 품위가 고결하고
화색이 만연하며
언사가 간단명료하며 조건이 없다
예(禮)를 철저히 숭상하고 따르며
순리를 지향한다.
무위자연과 벗하며
유유자적함이 일상이다
그러나
불의에는 성난 사자를 능가한다.
덕인(德人)은 구불(口佛)타령이나 백면서생(白面書生)이 아니다.
그는
인내가 태산과 같으나 결단을 내리면 하늘과 땅, 마왕도 그를 대적할 수 없다.
덕인은 생과 사의 경계가 없어 소아에 잡히거나 시류에
묶이지 않는다. 작금은 너절한 형상과 잡다한 행위에 묶임을 당하는 것을 종으로
삼는 말법 시대이기에 진인이 존재할 때이다. 그는 걸림 없는 삶을 구축하려는 것이
본업이기에 세간의 염원 같은 별난 모습을 취하지 않는다.
수요는 공급을 창출하듯이 이 시대는 진인이 더러 생겨나 있을 가능성은 있으나 될
수 있는 자와 되어 있는 자(者)는 과정일 뿐이지 결코 완성이라고 규정하지 않기에
중생은 대인(大人)을 알기 어렵다.
인간시대는 덕인(德人)의 삶에서 구심점을 캐며 그의 삶과 인생에서 진리의 본 면목을 맛 볼 수 있기에 구도(求道)가 덕(德)으로 거듭나는 실상을 피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