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능엄경 요점정리 Ⅱ.본론

 

Ⅱ.본론

1. 능엄경의 체계

능엄경은 다른 경전과 마찬가지로 크게 서분, 정종분, 유통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서분
이 경의 서론으로서 육하원칙인 “언제, 누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말씀하셨다” 로 표현되는 信.聞.時.主.處.衆을 시설(施設)하여 이 經을 설하게 된 연유와 배경을 설명하여 ‘증거하여 믿음을 갖게하는’ 證信序 부분과 대중가운데 아난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문제의 핵심을 제기하는’ 發起序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2) 정종분
경의 본론에 해당하는 정종분은 수행과정에 따라 見道分. 修道分. 證果分. 結經分. 助道分의 5단계로 세분할 수 있다. 『능엄경』은 定과 慧를 중심으로 설한 경전으로 마도에 빠졌던 아난이 부처님의 능엄주의 위신력에 힘입어 악주(사비가라 선범천주)로부터 구출된 후 부처님께 나아가 그 동안 多聞에만 힘쓴 탓으로 道力이 온전치 못하여 음술에 빠지게 되었다고 한탄한 후 새로이 발심하여 시방여래가 성불하시던 묘한 사마타. 삼마제. 선나의 최초방편 법을 묻는 것으로 시작한다.

⑴ 견도분
능엄경의 견도분은 사마타를 설하여 참마음의 정체를 파악하게 하고 있다. 아난이 여래의 32상을 보고 발심, 출가한 마음은 眞心이 아니고 妄想心임을 부처님이 여러 방편을 설하여 혁파하시고, 칠처징심(七處徵心)을 통해 진심을 알려주시며 見의 10가지 성품을 말씀하시고 팔환변견을 통해 참마음의 기능인 眞見을 가려주신다. 또 妄見을 통하여 진견을 보이는 예를 설하시고 법계의 바탕을 이루는 五陰. 六入. 十二處. 十八界. 七大가 모두 여래장묘진여성의 일심임을 밝혀 주신다.

이와같이 견도분에서는 여래장의 性. 眞心은 본래 미묘하고 밝고 깨끗하며 영원불멸하여 常住하는 것인데 중생들이 참마음을 잃어버리고 가짜마음을 자기의 참마음이라고 착각하여 생사윤회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수행인이 妄을 버리고 眞을 깨닫도록 이끌어 주신다.

⑵ 수도분
삼마제를 풀이한 부분으로 三昧를 득하는 수도의 방법, 즉 도를 닦는 실제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마음을 한곳에 집중하여 산란하지 않게 함으로써 번뇌를 제거하고 18계가 원통하여 大乘一門으로 들어가는 수행의 실천방편들을 자상하게 설하고 있다. 먼저 수행하는 길에 차질이 없으려면 수행자의 기본요건은 어떠해야하는가의 방편으로 「초심의 두가지 결정한 뜻」을 보인다. 결정한 뜻이란 첫째 수행하는 자가 성문(聲門)을 버리고 보살승을 닦아 부처님의 지견에 들어가려면 현재 발심한 마음과 구하려는 佛果가 같아야 한다는 것으로, 다시 말해 불과는 不生滅의 경지인데 그러한 경지를 얻고자 하는 자가 發心의 因에서 生滅하는 분별심을 가지고 출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우리들로 하여금 업을 지어 불생멸의 경지를 등지고 유전케하는 주체가 바로 육근임을 설하여 번뇌의 근본을 살펴서 수행의 진실한 기틀을 잘 다져야 함을 강조하신 것이다. 따라서 이 육근이 염정(染淨)의 업을 짓는 근본임을 전제하시고 보리열반에 들려면 육근의 매듭을 풀되 圓根을 찾아서 매듭 푸는 공부부터 해야 한다고 하셨다. 육근 중에서 圓通한 一根을 선택하여 닦으면 나머지 五根도 저절로 끊어지므로 원통일근에 의해 육차제결(六次第結)을 풀어나가는 방편을 권하셨고 이런 수행방법으로 실제수행을 해서 원통을 얻는 18계와 칠대를 상징하는 25성인들로 하여금 어느 것이 원통했으며 어느 방편으로 삼매에 들어가서 매듭을 풀었는지 각자의 깨달은 인연을 진술케 하고 그 중에서 관세음보살의 耳根圓通이 말세중생들이 보살승에 들어가 무상도를 이루는데 가장 수승하고 으뜸이 되는 이상적인 수행방법임을 가려주신다. 그러나 이러한 수행은 근기가 수승하고 숙세의 업장도 없어야 가능하다고 하시며 근기가 하열하고 숙세의 업장이 두터운 이들을 위한 수행방법으로 불보살의 가피력이나 능엄주의 신비한 힘을 의지하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주신다. 도량을 차리고 능엄주를 외우는 법과 능엄주를 지송하는 무량한 공덕, 그리고 선신들이 능엄주 외우는 이를 가호하겠다고 서원한 내용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송하는 당사자뿐 아니라 동참자 모두가 계행이 청정해야 되고 심지어는 단을 차리는 법도나 지송하는 규모까지도 여법해야 한다고 하여 계행을 지키는 일이 으뜸임을 강조하신 것이다.

⑶ 증과분
선나를 설명하여 범부중생들의 위와 같은 실천수행으로 증득해 들어가는 수행과정과 절차를 57단계로 나누어 밝히셨다. 즉, 수행에 들어가기 전 욕심의 습기가 처음 말라서 본성이 밝은 순전한 지혜의 자리라는 건혜지로부터 十信, 十住, 十行, 十回向, 사가행. 十地, 等覺, 구경위인 無上道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참된 보리에의 길을 성취하도록 체계적으로 시설하고 있어 ‘小華嚴’이라고 하기도 한다.

⑷ 결경분
경의 이름을 다섯가지로 일러주시는 부분이다.

① 대불정실달다반달라 무상보인 시방여래 청정해안
② 구호친인 도탈아난 급차회중 성비구니 득보리심 입변지해
③ 여래밀인 수증요의
④ 대방광 묘연화왕 시방불모 다라니
⑤ 관정장구 제보살만행 수능

⑸ 조도분
도를 돕는 내용을 첨가한 부분이다. 다른 경의 경우는 경을 다 설하시고 경의 이름을 일러주시면 바로 유통분으로 들어가는데 능엄경은 말세 참선인이 수행과정에서 잘못된 길로 들어갈까 염려하여 미리 참선하는 경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미세한 마의 장애를 50가지 마장(魔障)으로 나타내어 보여 주신 것이다. 이것을 오십변마장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마경들이 일어나는 근본원인은 색.수.상.행.식.인 오음의 망상 때문에 생긴다고 하셨다. 또 수행과정에서 잘못된 길에 들어서면 칠취에 떨어지게 되는데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신선, 천취의 칠취가 생기는 연유도 다름 아닌 망상에서 비롯된다고 경계함으로써 결국 이 오음은 인간을 이루는 요소이면서 동시에 인간이 맞이하는 여러 가지 장애의 근본이 된다고 밝혀 오음의 망상만 제거하면 수행자는 대 자유인 대 해탈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3) 유통분
이 경의 결론부분에 해당하는 유통분에서는 능엄경을 수지, 독송하고 전파시키는 공덕을 말씀하시고 후세에 널리 퍼지도록 부촉하는 것으로 경을 끝맺는다.

2. 능엄경의

수행법 능엄경에서 처음으로 아난이 그동안 다문에만 힘쓴 탓으로 도력이 온전치 못했음을 자각하고 부처님께 물은 시방여래께서 성불하시던 방편인 사마타. 삼마제. 선나는 三觀이라고도 하는데 관을 닦는 정신상태에 세 가지가 있다고 하는 마음의 상태에 관한 분류를 말한다. 즉, 흐리고 흔들리는 물을 고요한 그릇에 떠서 갖다 놓으면 처음 흔들림이 없이 고요히 있는 것이 사마타이고, 얼마 있으면 흐리던 것이 가라앉고 흔들리지 않아 뭐든지 비칠 수 있는 상태를 삼마제의 경계라고 한다. 즉, 같은 禪이지만 定쪽으로 치우친 것을 사마타라 하고 慧쪽으로 나오는 것을 삼마제라 하며, 선나는 사마타와 삼마제의 경계가 한 데 어울린 것을 말한다.

1) 사마타 수행법
보통의 사마타라고 하는 건 범어 samatha의 음역으로 고요할 지, 고요할 靜자로 번역이 되는데 지식, 적정, 능멸이라 번역하기도 한다. 식이 심아닌 줄을 아는 것이 지요, 법마다 모두 성인 줄을 아는 것이 적이라 한다. 처음 선하려고 앉을 때 몸도 자세를 갖추고 마음도 고요히 해서, 일체 분별망상을 다 쉬고 있는 경계라고 할 수 있다. 사마타 공부에는 진과 망의 정체를 똑똑히 구별해야 하는 일과 망속에 존재하는 진을 찾아야 하는 일과 진과 망의 상승관계를 알아야 하는 일이 있다. 진과 망을 똑똑히 구별해서 진을 보전하고 망을 버리면 되지만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망에 끄달리게 하는 마음의 소재를 찾아내는 공부부터 시작한다. 마음의 소재를 찾아내면 자연 진의 존재도 알게 된다는 논리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마음이 어디에 있느냐”고 망에 끄달리는 마음의 소재처를 묻자 아난은 ①몸안에(재내) ②몸밖에(재외) ③눈속에(잠근) ④몸안의 어두운 곳에(장암) ⑤근과 진의 중간에(중간) ⑥마음이 합하는 곳을 따라(수합) ⑦집착함이 없는 곳에(무착) 있다는 칠처징심의 문답을 전개한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아난의 7가지 망답을 파하시고 오류를 지적하여 마음은 일정한 주처가 없는 상주진심 성정명체(항상 머물러 있는 참다운 마음과 본성의 본래 청정한 실상)임을 밝혀주며 주객내외의 집착에 의해서 마음을 고정적으로 파악하는 상념을 타파해 주신다.

또, 견이란 ①진심이며 ②움직이지 않고, ③없어지지 않고 ④유실되는 것이 아니며 ⑤돌려보낼 수도 없고 ⑥섞이지도 않고 ⑦막힘이 없으며 ⑧나눌 수 없고 ⑨정량을 초월하며 ⑩보는 것을 여의어 보는 것으로도 능히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시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견문각지하는 마음은 망견, 망심이고 불성, 여래장이 곧 영원한 주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즉 사마타는 정이라 번역한 바 모든 번뇌의 요동을 제거하면 도의 소재를 깨닫게 된다[悟]는 내용으로서 4권말까지 능엄경의 견도분 부분에 해당한다.

2) 삼마제 수행법
삼마제는 범어 samadhi의 음역으로 삼매, 정이라 번역한다.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쏟아서 산란하지 않게 하는 정신작용, 또는 그런 상태를 말하는데 정력에 의하여 혼침. 도거의 번뇌를 여의고 마음이 평정한 상태이다. 삼마제는 환이라 번역하니 실제로는 닦을 것이 없는 도리이지만 현실로는 모두 있는 것 같이 착실히 닦아야 된다[修]는 내용으로서, 생사윤회의 근본도 우리들의 육근이며 해탈열반의 원인도 우리들의 육근에 있다고 하시며 육근의 미혹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매듭의 얽힘과 푸는 일에 비유 한다. 또 말세의 수행자가 닦아야 할 원통법문에 관해서는 법회에 모인 비구와 보살들에게 각기 깨닫게 된 수행방편을 말하게 하시는데 관세음보살은 자신의 수행방편인 이근원통에 대해 밝히면서 문.사.수 삼혜를 닦았다고 말한다. 중생의 깊은 숙업을 멸하기 위해서 능엄주를 독송해야 함을 강조하셨고, 마음 닦는 법칙에 대해 섭심으로 계를 삼고 계를 바탕으로 선정이 일어나고 선정을 바탕으로 지혜가 생기므로 삼학을 고루 닦아야 한다는 등 7권 말까지 풀이한 수도분 부분에 해당한다.

3) 선나 수행법
범어 dhyana의 음역으로 사유, 정려, 적이라 번역한다. 선나는 중도관이니 선나 안에서는 사마타와 비파사나가 하나가 된다. 경 가운데 모든 헛깨비를 취하지 않음은 나고 죽음을 취하지 않는 것이며 고요한 모습을 취하지 않음은 나고 죽음이 사라진 니르바나를 취하지 않음이다. 모습과 모습 없음을 함께 넘어서면 근본무명이 길이 사라져 주. 객 속에서 주. 객이 없고 몸과 마음과 세계를 받아쓰되 몸과 마음이 고요하게 된다. 비유하자면 그릇 속의 쇠북소리가 그릇에 갇힘 없이 멀리 밖으로 울려 퍼지듯이 묘한 깨달음이 수순하는 고요함의 경계는 있는 모습도 넘어서고 없는 모습도 넘어서니 이것이 바로 움직임에 움직임 없고 고요함에 고요함마저 없는 중도의 바른 관이며 선나의 방편이다. 정상이나 幻化을 취하지 않고 사유하여 중도의 실상을 증(證)하는 것이며, 진정한 이치를 사유하고 생각을 안정케 하여 산란치 않게 하는 작용으로 정과 혜가 균등한 묘체를 선나라 한다.
경의 증과분에 해당하며 정과 환이 둘 아니면서 둘인 경지를 실제로 체험해 들어가는 불삼매를 성취하기 위한 삼점차와 초간혜지. 십신. 십주. 십행. 십회향. 가가행. 십지. 등각. 금강묘혜. 묘각 등 57위를 밝히는 8권 초까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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