Ⅸ
진가(眞假)
28.
진가(眞假)
대사께서는 선천 이년 팔월 삼일에 돌아가셨다. 칠월 팔일에
문인들을 불러 고별하시고, 선천 원년에 신주 국은사에 탑을 만들고 선천 이년 칠월에
이르러 작별을 고하셨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앞으로 가까이 오너라. 나는 팔월이 되면 세상을 떠나고자 하니 너희들은
의심이 있거든 빨리 물어라.
너희들을 위하여 의심을 부수어 마땅히 미혹을 다 없애어 너희들로 하여금 안락하게
하리라. 내가 떠난 뒤에는 너희들을 가르쳐 줄 사람이 없으리라."
법해를 비롯한 여러 스님들이 듣고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었으나, 오직 신회만이
꼼짝하지 아니하고 울지도 않으니 육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린 신회는 도리어 좋고 나쁜 것에 대하여 평등함을 얻어 헐뜯고 칭찬함에
움직이지 않으나, 나머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구나. 그렇다면 여러 해 동안 산중에서
무슨 도를 닦았는가? 너희가 지금 슬피 우는 것은 또 누구를 위함인가?
나의 가는 곳을 너희가 몰라서 근심하는 것인가? 만약 내가 가는 곳을 모른들 마침내
너희에게 고별하지 않겠느냐?
너희들이 슬피 우는 것은 곧 나의 가는 곳을 몰라서이다. 만약 가는 곳을 안다면
곧 슬피 울지 않으리라.
자성의 본체는 남도 없고 없어짐도 없으며 감도 없고 옴도 없느니라.
너희들은 다 앉거라. 내 너희들에게 한 게송을 주노니, '진가동정게(眞假動靜偈)'이다.
너희들이 다 외어 이 게송의 뜻을 알면 너희는 나와 더불어 같을 것이다. 이것을
의지하여 수행해서 종지를 잃지 말라."
스님들이 예배하고 대사께 게송 남기시기를 청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받아 가졌다.
게송에 말씀하셨다.
모든 것에 진실이 없나니 진실을 보려고 하지 말라.
만약 진실을 본다 해도 그 보는 것은 다 진실이 아니다.
만약 능히 자기에게 진실이 있다면 거짓을 떠나는 것이 곧 마음의 진실이다.
자기의 마음이 거짓을 여의지 않아 진실이 없거니, 어느 곳에 진실이 있겠는가?
유정은 곧 움직일 줄을 알고 무정은 움직이지 않나니
만약 움직이지 않는 행을 닦는다면 무정의 움직이지 않음과 같다.
만약 참으로 움직이지 않음을 본다면
움직임 위에 움직이지 않음이 있나니.
움직이지 않음이 움직이지 않음이면 뜻도 없고 부처의 씨앗도 없도다.
능히 모양을 잘 분별하되 첫째 뜻은 움직이지 않는다.
만약 깨쳐서 이 견해를 지으면 이것이 곧 진여의 씀이니라.
모든 도를 배우는 이에게 말하노니 모름지기 힘써 뜻을 써서
대승의 문에 이르면 생사의 지혜에 집착하지 말라.
앞의 사람이 서로 응하면 곧 함께 부처님 말씀을 의논하려니와
만약 실제로 서로 응하지 않으면 합장하여 환희케 하라.
이 가르침은 본래 다툼이 없음이라 다투지 않으면 도의 뜻을 잃으리오,
미혹함에 집착하여 법문을 다투면 자성이 생사에 들어가느니라.
大師先天二年八月三日 滅度 七月八日 喚門人告別 大師先天元年 於新州國恩寺造塔 至先天二年七月告別 大師言 汝衆 近前 吾至八月欲離世間 汝等 有疑 早問 爲汝破疑 當令迷者盡 使汝安樂 吾若去後 無人敎汝 法海等 衆僧 聞已 涕淚悲泣 唯有神會 不動亦不悲泣 六祖言 神會小僧 却得善不善等 毁譽不動 餘者 不得 數年山中 更修何道 汝今悲泣 更有阿誰 憂吾不知去處在 若不知去處 終不別汝 汝等悲泣 卽不知吾去處 若知去處 卽不悲泣 性體 無生無滅 無去無來 汝等 盡坐 吾與汝一偈 眞假動靜偈 汝等 盡誦取 見此偈意 汝與吾同 依此修行 不失宗旨 僧衆禮拜 請大師留偈 敬心受持 偈曰
一切無有眞 不以見於眞.
若見於眞者 是見盡非眞.
若能自有眞 離假卽心眞.
自心不離假 無眞何處眞.
有情卽解動 無情卽不動.
若修不動行 同無情不動.
若見眞不動 動上有不動.
不動是不動 無情無佛種.
能善分別相 第一義不動.
若悟作此見 則是眞如用.
報諸學道者 努力須用意.
莫於大乘門 却執生死智.
前頭人相應 卽共論佛語.
若實不相應 合掌令歡喜.
此敎本無諍 無諍失道意.
執迷諍法門 自性入生死.
29. 전게(傳偈)
대중스님들은 다 듣고 대사의 뜻을 알았으며, 다시는 감히
다투지 아니하고 법을 의지하여 수행하였다. 대중이 일시에 예배하니, 곧 대사께서
세상에 오래 머무시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상좌인 법해가 앞으로 나와 여쭈었다.
"큰스님이시여, 큰스님께서 가신 뒤에 가사와 법을 마땅히 누구에게 부촉 하시겠습니까?"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법은 전하여 마쳤으니 너희는 모름지기 묻지 말라. 내가 떠난 뒤 이십여년에
삿된 법이 요란하여 나의 종지를 혹란케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나와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불교의 옳고 그름을 결정하여 종지를 세우리니, 이것이 곧 나의
바른 법이다. 그러므로 가사를 전하는 것은 옳지 않다. 너희가 믿지 않을진대는 내가
선대의 다섯 분 조사께서 가사를 전하고 법을 부촉하신 게송들을 외워 주리라.
만약 제일조 달마조사의 게송의 뜻에 의거하면 곧 가사를 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잘 들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외리라."
게송에 말씀하셨다.
제 일조 달마화상의 게송에 말씀하셨다.
내 본시 양나라에 와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여
미혹한 중생을 구하노니
한 꽃에 다섯 잎이 열리어 그 결과가 자연히 이루리로다.
제 이조 혜가스님의 게송에 말씀하셨다.
본래 땅이 있는 까닭에 땅으로부터 씨앗 꽃
피나니
만약 본래로 땅이 없다면 꽃이 어느 곳으로부터 피어나리오
제 삼조 승찬스님의 게송에 말씀하셨다.
꽃씨가 비록 땅을 인연하여 땅 위에 씨앗
꽃을 피우나
꽃씨는 나는 성품이 없나니 땅에도 또한 남이 없도다.
제 사조 도신스님의 게송에 말씀하셨다.
꽃씨에 나는 성품있어 땅을 인연하여 씨앗
꽃이 피나
앞의 인연이 화합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다 나지 않는 도다.
제 오조 홍인스님의 게송에 말씀하셨다.
유정이 와서 씨 뿌리니 무정이 꽃을 피우고
정도 없고 씨앗도 없나니 마음 땅에 또한 남이 없도다.
제 육조 혜능의 게송에 말한다.
마음의 땅이 뜻의 씨앗을 머금으니 법의 비가
꽃을 피운다.
스스로 꽃 뜻의 씨앗을 깨달으니, 보리의 열매가 스스로 이루는 도다.
혜능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내가 지은 두 게송을 들으라. 달마스님의 게송의 뜻을 취하였으니
너희 미혹한 사람들은 이 게송을 의지하여 수행하라. 그러면 반드시 자성을 보리라."
첫째 게송에 말씀하셨다.
마음 땅에 삿된 꽃이 피니 다섯 잎이 뿌리를
좇아 따르고
함께 무명의 업을 지어 업의 바람에 나부낌을 보는도다.
둘째 게송에 말씀하셨다.
마음 땅에 바른 꽃이 피니 다섯 잎이 뿌리를
좇아 따르고
함께 반야의 지혜를 닦으니 장차 오실 부처님의 깨달음이로다.
육조스님께서 게송을 말씀하여 마치시고 대중을 해산시켰다. 밖으로 나온 문인들은 생각하였으니, 대사께서 세상에 오래 머물지 않으실 것임을 알았다.
衆僧 旣聞 識大師意 更不敢諍 依法修行 一時禮拜 卽知大師不永住世
上座法海向前言 大師 大師去後 衣法 當付何人 大師言 法卽付了 汝不須問 吾滅後二十餘年邪法
亂 惑我宗旨 有人出來 不惜身命 定佛敎是非 竪立宗旨 卽是吾正法 衣不合傳 汝不信
吾與誦先代五祖傳衣付法頌 若據第一祖達磨頌意 卽不合傳衣 聽 吾與汝誦 頌曰
第一祖達磨和尙 頌曰
吾本來梁國 傳敎救迷情,
一花開五葉 結果自然成.
第二祖惠可和尙 頌曰
本來緣有地 從地種花生,
當本元無地 花從何處生.
第三祖僧璨和尙 頌曰
花種雖因地 地上種花生,
花種無生性 於地亦無生.
第四祖道信和尙 頌曰
花種有生性 因地種花生,
先緣不和合 一切盡無生.
第五祖弘忍和尙 頌曰
有情來下種 無情花卽生,
無情又無種 心地亦無生.
第六祖惠能和尙 頌曰
心地含情種 法雨卽花生,
自悟花情種 菩提果自成.
能大師言 汝等 聽吾作二頌 取達磨和尙頌意 汝迷人 依此頌修行 必當見性
第一頌曰
心地邪花放 五葉逐根隨,
共造無明業 見被業風吹.
第二頌曰
心地正花放 五葉逐根隨,
共修般若惠 當來佛菩提.
六祖說偈已了 放衆生散 門人 出外思惟 卽知大師不久住世
* '내가 떠난 뒤 이십여 년[滅後二十餘年]'운운한 것은 신회(神會)에게 해당된 것으로서, 이 말은 신회 계통에서 조작한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고 있다.
30. 전통(傳統)
그 뒤, 육조스님께서는 팔월 초삼일에 이르러 공양 끝에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차례를 따라 앉아라. 내 이제 너희들과 작별하리라."
법해가 여쭈었다.
"이 돈교법의 전수는 옛부터 지금까지 몇 대입니까?"
육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처음은 일곱 부처님으로부터 전수되었으니, 석가모니불은 그 일곱째이시다.
대가섭은 제팔, 아난은 제구, 말전지는 제십, 상나화수는 제십일, 우바국다는 제십이,
제다가는 제십삼, 불타난제는 제십사, 불타밀다는 제십오, 협비구는 제십육, 부나사는
제십칠, 마명은 제십팔, 비라장자는 제십구, 용수는 제이십, 가나제바는 제이십일,
라후라는 제이십이, 승가나제는 제이십삼, 승가야사는 제이십사, 구마라타는 제이십오,
사야타는 제이십육, 바수반다는 제이십칠, 마나라는 제이십팔, 학륵나는 제이십구,
사자비구는 제삼십, 사나바사는 제삼십일, 우바굴은 제삼십이, 승가라는 제삼십삼,
수바밀다는 제삼십사, 남천축국 왕자 세째 아들 보리달마는 제삼십오, 당나라 스님
혜가는 제삼십육, 승찬은 제삼십칠, 도신은 제삼십팔, 홍인은 제삼십구, 나 혜능이
지금 법을 받은 것은 제사십대이니라."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오늘 이후로는 서로서로 전수하여 모름지기 의지하고 믿어서 종지를 잃지 말라."
六祖後至八月三日 食後 大師言 汝等著位坐 吾今共汝等別
法海問言 此頓敎法傳授 從上已來 至今幾代 六祖言 初傳授七佛 釋迦牟尼佛 第七
大迦葉第八, 阿難第九, 末田地第十, 商那和修第十一, 優婆?多第十二, 提多迦第十三,
佛陀難第十四, 佛陀蜜多第十五, 脇比丘第十六, 富那奢第十七, 馬鳴第十八, 毗羅長者第十九,
龍樹第卄, 迦那提婆第卄一, 羅 羅第卄二, 僧迦那提第卄三, 僧迦耶舍第卄四, 鳩摩羅
第卄五, 도耶多第卄六, 婆修盤多第卄七, 摩拏羅第卄八, 鶴勒那第卄九, 師子比丘第
, 舍那婆斯第 一, 優婆堀第 二, 僧迦羅第三十三, 須婆蜜多第三十四, 南天竺國王子
第三子菩提達磨第三十五, 唐國僧惠可第三十六, 僧璨第三十七, 道信第三十八, 弘忍第三十九,
惠能自身 當今受法第四十 大師言 今日已後 遞相傳授須有依約 莫失宗旨
* 옛 역사는 증빙의 불충분으로 고증(考證)이 어렵다. 종문법통(宗門法統)에 대하여 이설(異說)이 있긴 하나, 가섭으로부터 달마까지 이십팔대설(二十八代說)은 육조스님과 같은 해에 입적한 영가의 <증도가>에서도 '이십팔대는 서천의 기록이로다[二十八代는西天記로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