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론 - 우곡선원

Ⅰ

관심(觀心)

1. 관심(觀心)

惠可問曰若有人志求佛道當修何法最爲省要
師答曰唯觀心一法摠攝諸行名爲最要
問曰云何一法摠攝諸行
師答曰心者萬法之根本也一切諸法唯心所生若能了心萬行俱備譬如大樹所有枝條及諸華果皆悉因根栽樹者存根而始生伐樹者去根而必死若能了心修道則省功而易成若不了心而修道乃費功而無益故知一切善惡皆由自心心外別求終無是處

혜가가 물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불도를 얻고자 한다면 어떤 법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긴요합니까?"
달마대사가 대답했다. "오직 마음을 관(觀)하는 한 법이 모든 행(行)을 다 거두어 들이는 것이니, 이 법이 가장 간단하고 요긴한 것이라 한다."
물었다. "어째서 한 법이 모든 행을 거두어 들인다고 합니까?"
달마대사가 대답했다. "마음은 모든 것의 근본이므로 모든 현상은 마음에서 일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알면 만가지 행이 갖추어지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큰 나무의 가지나 꽃이나 열매는 모두 뿌리가 근본이다. 나무를 가꾸려면 뿌리를 북돋워야 살아날 것이고, 나무를 없애려면 그 뿌리를 베어버리면 반드시 죽게 된다. 그러므로 마음을 알고 도를 닦으면 힘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이룰 것이고, 마음을 알지 못하고 도를 닦으면 힘만 허비할 뿐 아무 이익이 없다. 모든 선악이 자기 마음에서 일어남을 알아야 한다. 마음밖에 따로 구한다면 옳지 않은 것이다."

2. 심구염정연기(心具染淨緣起)

又問曰云何觀心稱之爲了
答曰了四大五蘊本空無我了見自心起用有二種別云何爲二一者淨心二者染心其淨心者卽是無漏眞如之心其染心者卽是有漏無明之心此二種心自然本來俱有雖假緣和合互不相生淨心恒樂善因染心常思惡業若眞如自覺覺不受所染則稱之爲聖遂能遠離諸苦證涅槃樂若隨染造惡受其纏覆則名之爲凡於是沈淪三界受種種苦何以故由彼染心障眞如體故

또 물었다. "어떻게 마음을 관해야 알았다고 합니까?"
대답했다. "사대오온이 본래 공하여 '나'가 없음을 알며, 자기 마음에서 일어나는 작용이 두 가지가 있음을 분명히 봐야 한다. 무엇을 두 가지라 하는가 하면 첫째는 깨끗한 마음이요, 둘째는 물든 마음이다. 깨끗한 마음이란 번뇌가 없는 진여(眞如)의 마음이요, 물든 마음이란 번뇌가 있는 무명(無明)의 마음이다. 이 두가지 마음이 본래부터 함께 존재하는 것이어서 비록 인연따라 화합하는 듯 하나 서로 상생하는 것은 아니다.
깨끗한 마음은 항상 착한 인연을 즐기고, 물든 마음은 항상 악한 업을 생각한다. 만약 진여의 마음을 깨쳐 그것이 더러움에 물들지 않음을 깨달으면 이 사람은 성인이다. 그는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 열반의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그러나 물든 마음을 따라 악한 짓을 하여 그 업에 얽히고 덮이게 되면 이를 범부라 하니, 그는 항상 삼계(三界)에 빠져 갖가지 괴로움을 받는다. 왜냐하면 그 물든 마음으로 말미암아 진여의 마음이 가려졌기 때문이다."

3. 진심인망불현(眞心因妄不現)

十地經云衆生身中有金剛佛性猶如日輪體明圓滿廣大無邊只爲五陰黑雲所覆猶如甁內燈光不能顯現又涅槃經云一切衆生皆有佛性無明覆故不得解脫

<십지경>에 말하기를 '중생의 몸 가운데 금강(金剛)과 같은 불성이 있어 해와 같이 밝고 원만하며 광대무변하지만, 단지 오음(五陰)의 검은 구름에 덮여 마치 항아리 속의 불빛이 밖으로 비추지 못하는 것과 같다.'하였고 또 <열반경>에 말하기를 '모든 중생에게 불성(佛性)이 있으나 무명에 덮여서 해탈하지 못한다.'하였다.

4. 선법이각위근자(善法以覺爲根者)

佛性者覺也但能自覺覺智明了離其所覆則名解脫故知一切諸善以覺爲根因其覺根遂能顯現諸功德樹涅槃之菓由此而成如是觀心可名爲了

"불성이란 깨침이다. 다만 능히 스스로 깨치고 그 깨친 지혜가 밝아서 덮였던 것에서 벗어나면 이것이 곧 해탈이다. 그러므로 모든 선(善)은 깨침으로 뿌리를 삼고, 그 깨침의 뿌리로 인해 모든 공덕의 나무가 무성하여 열반의 열매가 여문다. 이와 같이 마음을 관하는 것을 마음을 알았다고 한다."

5. 악법이삼독위근(惡法以三毒爲根)

又問曰未審無明之心一切諸惡以何爲根
答曰無明之心雖有八萬四千煩惱情欲恒沙衆惡無量無邊取要言之皆因三毒以爲根本其三毒者卽貪嗔癡也此三毒心自然本來具有一切諸惡猶如大樹根雖是一所生枝葉其數無邊彼三毒根一一根中生諸惡業百千萬億倍過於前不可爲喩

또 물었다. "무명의 마음과 모든 악은 무엇을 뿌리로 삼는 것입니까."
대답했다. "무명의 마음에는 팔만사천의 번뇌와 정욕이 있어 항하강의 모래 수효만큼이나 악한 것들이 한량없으나 요약해서 말한다면 삼독이 근본이다. 삼독이란 탐욕, 성냄, 어리석음인데 이 삼독심에는 저절로 모든 악이 들어 있다. 마치 큰 나무의 뿌리는 하나이지만 가지나 잎은 수없이 많은 것처럼 이 삼독의 뿌리가 낱낱의 뿌리에서 모든 악업을 내는 것은 앞의 비유보다 백천만배나 더하여 비유할 수도 없느니라."

6. 정명육적(正明六賊)

如是三毒於一本體自爲三毒若應現六根亦名六賊六賊者卽六識也由此六識出入諸根貪着萬境然成惡業障眞如體故名六賊一切衆生由此三毒及以六賊惑亂身心沈淪生死輪廻六趣受諸苦惱猶如江河因小泉源涓流不絶乃能彌漫波濤萬里

이러한 삼독은 하나의 본체에서 절로 삼독이 되어 만약 육근(六根)에 작용하면 육적(六賊)이 된다. 육적은 곧 육식(六識)이다. 이 육식이 육근을 드나들며 온갖 대상에 탐착심을 일으키므로 악한 업을 지어 진여를 가리게 된다. 그러므로 육적이라 일컫는다. 모든 중생은 이 삼독과 육적으로 말미암아 몸과 마음이 어지러워지고 생사의 구렁에 빠져 육도(六道)에 윤회하면서 온갖 고통을 받는다. 비유하자면 강물은 본래 조그마한 샘에서 발원하여 끊이지 않고 흘러서 마침내 물이 가득 넘실거리며 끝없는 파도를 이루게 되는 것과 같다.

7. 단삼독근(斷三毒根)

若復有人斷其根源則衆流皆息求解脫者能轉三毒爲三聚淨戒能轉六賊爲六波羅密自然永離一切諸苦

만약 어떤 사람이 그 물줄기의 근원을 끊으면 모든 흐름이 다 쉬게 된다. 이처럼 해탈을 구하는 사람도 삼독을 돌려 삼취정계(三聚淨戒: 부처님이 정한 규칙을 지켜 악을 막는 세가지 법. 착한 법을 행하라, 중생을 이롭게 하라, 계율을 잘 지켜라)를 이루고, 육적을 돌이켜서 육바라밀을 이루면 절로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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