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證道歌(증도가)

 

증도가-[1]

1. 君不見
    군불견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2. 絶學無爲閑道人 不除妄想不求眞
    절학무위한도인 부제망상부구진

    배움이 끊어진 할 일을 마친 한가한 도인은
    망상도 없애지 않고 참됨도 구하지 않는다네!

3. 無明實性卽佛性 幻化空身卽法身
    무명실성즉불성 환화공신즉법신

    무명의 참 성품이 바로 불성이요
    허깨비 같은 텅 빈 몸이 바로 법신이로다.

4. 法身覺了無一物 本源自性天眞佛
    법신각료무일물 본원자성천진불

    법신을 깨닫고 나면 한 물건도 없으니
    본래의 근원인 자성이 천진불이라네!

5. 五陰浮雲空去來 三毒水泡虛出沒
    오음부운공거래 삼독수포허출몰

    오음의 뜬 구름이 부질없이 오가며
    삼독의 물거품이 헛되이 출몰하도다.

6. 證實相無人法 刹那滅却阿鼻業
  
  증실상무인법 찰나멸각아비업

    실상을 증득하여 인(人)․ 법(法)이 없으니
    찰나에 아비지옥의 업을 없애버린다.

7. 若將妄語誑衆生 自招拔舌塵沙劫
  
  약장망어광중생 자초발설진사겁

    거짓말로 중생을 속인다면,
    스스로 발설지옥을 진사겁토록 부르리라.

8. 頓覺了如來禪 六度萬行體中圓
    돈각료여래선 육도만행체중원

    단박에 여래선을 깨치고 나니,
    육도만행이 본체 가운데 원만하구나!

9. 夢裏明明有六趣 覺後空空無大千
  
  몽이명명유육취 각후공공무대천

    꿈속에선 밝고 밝게 육취가 있더니,
    깨친 후엔 비고 비어 삼천대천세계가 없네!

10. 無罪福無損益 寂滅性中莫問覓
  
  무죄복무손익 적멸성중막문멱

    죄와 복이 없고 손해와 이익도 없나니,
    적멸한 성품 가운데서 묻고 찾지 말라.

11. 比來塵鏡未曾磨 今日分明須剖析
  
  비래진경미증마 금일분명수부석

    여태까지 때 낀 거울 미처 닦지 못했더니,
    오늘에야 분명하게 모름지기 해부되고 해석되네!

12. 誰無念誰無生 若實無生無不生
  
  수무념수무생 약실무생무불생

    누가 생각이 없으며 누가 남이 없는가.
    진실로 남이 없으면 나지 않음도 없나니

13. 喚取機關木人問 求佛施功早晩成
  
  환취기관목인문 구불시공조만성

    기관목인을 불러 붙들고 물어 보라.
    부처를 구하는 보시의 공덕이 조만간 이루어지리라.

14. 放四大莫把捉 寂滅性中隨飮啄
  
  방사대막파착 적멸성중수음탁

    사대를 놓아 버려 붙잡지 말고,
    적멸한 성품 가운데를 따라서 마시고 쪼아먹을 지어다.

15. 諸行無常一切空 卽是如來大圓覺
  
  제행무상일체공 즉시여래대원각

    모든 행이 무상하여 일체가 공하니,
    바로 이것이 여래의 대원각이로다.

16. 決定說表眞乘 有人不肯任情徵
  
  결정설표진승 유인불긍임정징

    결정된 말씀과 참됨을 나타낸 법을
    어떤 사람은 긍정치 않고 정에 따라 헤아림이라.

17. 直截根源佛所印 摘葉尋枝我不能
  
  직절근원불소인 적엽심지아불능

    근원을 바로 끊음은 부처님 인가하신 바요
    잎 따고 가지 찾음은 내 할 일 아니로다.

18. 摩尼珠人不識 如來藏裏親收得
  
  마니주인불식 여래장리친수득

    마니주를 사람들은 알지 못하니
    여래장 속에 몸소 거두어들임이라

19. 六般神用空不空 一顆圓光色非色
  
  육반신용공불공 일과원광색비색

    여섯 가지 신통묘용은 공하면서 공하지 않음이요
    한 덩이 뚜렷한 빛은 색이면서 색이 아니로다.

20. 淨五眼得五力 唯證乃知難可測
  
  정오안득오력 유증내지난가측

    오안을 깨끗이 하여 오력을 얻음은
    오직 증득해야만이 알 뿐 헤아리긴 어렵다네!

21. 鏡裏看形見不難 水中捉月爭拈得
  
  경리간형견불난 수중착월쟁염득

    거울 속의 형상 보기는 어렵지 않으나
    물 속의 달을 붙들려 하니 어찌 잡을 수 있겠는가!

22. 常獨行常獨步 達者同遊涅槃路
  
  상독행상독보 달자동유열반로

    항상 홀로 다니고 항상 홀로 걷나니
    통달한 이 함께 열반의 길에 노니는구나!

23. 調古神淸風自高 貌悴骨剛人不顧
  
  조고신청풍자고 모췌골강인불고

    옛스러운 곡조 신기 맑으며 풍채 스스로 드높음이여
    초췌한 모습 앙상한 뼈 사람들 돌아보지 않는구나!.

24. 窮釋子口稱貧 實是身貧道不貧
  
  궁석자구칭빈 실시신빈도불빈

    궁색한 부처님 제자 입으로는 가난타 말하나
    실로 몸은 가난해도 도는 가난치 않는구나!

25. 貧則身常披縷褐 道則心藏無價珍
  
  빈즉신상피루갈 도즉심장무가진

    가난하면 몸에 항상 누더기를 걸치고
    도를 얻으면 마음에 무가보(無價寶)를 감추었다네!

26. 無價珍用無盡 利物應時終不悋
  
  무가진용무진 이물응시종불인

    무가보는 써도 다함이 없나니
    중생을 유익하게 함이 때에 응하여 끝이 없어라!

27. 三身四智體中圓 八解六通心地印
  
  삼신사지체중원 팔해육통심지인

    삼신․사지는 본체 가운데 원만하고
    팔해탈․육신통은 마음 땅의 인(印)이로다.

28. 上士一決一切了 中下多聞多不信
  
  상사일결일체료 중하다문다불신

    상근기는 한번 결단하여 일체를 깨치고
    중근기와 하근기는 많이 들을수록 더욱 믿지 못하는구나.

29. 但自懷中解垢衣 誰能向外誇精進
  
  단자회중해구의 수능향외과정진

    스스로 마음의 때 묻은 옷을 벗을 뿐
    뉘라서 밖으로 정진을 자랑할건가

30. 從他謗任他非 把火燒天徒自疲
  
  종타방임타비 파화소천도자피

    남의 비방에 따름은 남의 그릇됨에 맡겨두어라.
    불로 하늘을 태우려 하나 공연히 자신만 피로하리로다.

31. 我聞恰似飮甘露 鎖融頓入不思議
  
  아문흡사음감로 소융돈입부사의

    내 듣기엔 마치 감로수를 마심과 같아서
    녹아서 융화되면 단박에 부사의 해탈경에 들어가리라.

32. 觀惡言是功德 此則成吾善知識
  
  관악언시공덕 차즉성오선지식

    나쁜 말을 관찰함이 바로 공덕이니
    이것이 곧 나에게는 선지식이 됨이라.

33. 不因訕謗起怨親 何表無生慈忍力
  
  불인산방기원친 하표무생자인력

    비방함을 따라 원망과 친한 마음 일어나지 않으면
    남이 없는 자비와 인욕의 힘 나타내 무엇할건가?

34. 宗亦通說亦通 定慧圓明不滯空
  
  종역통설역통 정혜원명불체공

    종취(宗趣)도 통하고 설법도 통함이여
    선정과 지혜가 뚜렷이 밝아 공에 걸리지 않으리라.

35. 非但我今獨達了 河沙諸佛體皆同
  
  비단아금독달료 하사제불체개동

    비단 나만 지금 통달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모든 부처님 본체는 모두 같도다.

36. 獅子吼無畏說 百獸聞之皆腦裂
  
  사자후무외설 백수문지개뇌열

    사자후의 두려움 없는 설법이여
    뭇 짐승들 들으면 모두 뇌가 찢어지리라

37. 香象奔波失却威 天龍寂聽生欣悅
    향상분파실각위 천룡적청생흔열

    향상(香象)은 분주하게 달아나 위엄을 잃고
    천룡(天龍)은 조용히 듣고서 흔연히 희열을 내는도다.

38. 遊江海涉山川 尋師訪道爲參禪
  
  유강해섭산천 심사방도위참선

    강과 바다에 노닐고 산과 개울을 건너서
    스승 찾아 도를 참문함은 참선 때문이라.

39. 自從認得曹溪路 了知生死不相干
  
  자종인득조계로 요지생사부상간

    스스로 조계의 길을 인식하고부터는
    생사와 상관없음을 분명히 알았도다.

40. 行亦禪坐亦禪 語默動靜體安然
  
  행역선좌역선 어묵동정체안연

    다녀도 참선이요 앉아도 참선이니
    어묵동정에 본체가 편안함이라.

41. 縱遇鋒刀常坦坦 假饒毒藥也閑閑
  
  종우봉도상탄탄 가요독약야한한

    창과 칼을 만나도 언제나 태연하고
    독약을 마셔도 한가롭고 한가롭구나!

42. 我師得見燃燈佛 多劫曾爲忍辱僊
  
  아사득견연등불 다겁증위인욕선

    우리 스승 부처님께서 연등불을 뵈옵고
    다겁토록 회상에 인욕선인이 되셨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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