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證道歌(증도가)

 

증도가-[3]

85. 建法幢立宗旨 明明佛勅曹溪是
     건법당입종지 명명불칙조계시

     법의 깃발을 세우고 종지를 일으킴이여
     밝고 밝은 부처님법 조계에서 이었구나.

86. 第一迦葉首傳燈 二十八代西天記
     제일가섭수전등 이십팔대서천기

     첫번째로 가섭이 맨 먼저 등불을 전하니
     이십팔대는 서천의 기록이로다.

87. 法東流入此土 菩提達磨爲初祖
     법동류입차토 보리달마위초조

     법이 동쪽으로 흘러 이 땅에 들어와서는
     보리달마가 첫 조사되었도다.

88. 六代傳衣 天下聞 後人得道何窮數
     육대전의 천하문 후인득도하궁수

     육대(六代)로 옷 전한 일 천하에 소문났고
     뒷사람이 도 얻음을 어찌 다 헤아리랴.

89. 眞不立妄本空 有無俱遣不空空
     진불립망본공 유무구견불공공

     참됨도 서지 못하고 망도 본래 공함이여
     있음과 없음을 다 버리니 공하지 않고 공하구나.

90. 二十空門元不着 一性如來體自同
     이십공문원불착 일성여래체자동

     이십공문(二十空門)에 원래 집착하지 않으니
     한 성품 여래의 본체와 저절로 같구나.

91. 心是根法是塵 兩種猶如鏡上痕
     심시근법시진 양종유여경상흔

     마음은 뿌리요 법은 티끌이니
     둘은 거울 위의 흔적과 같음이라.

92. 痕垢盡除光始現 心法雙亡性卽眞
     흔구진제광시현 심법쌍망성즉진

     흔적인 때 다하면 빛이 비로소 나타나고
     마음과 법 둘 다 없어지면 성품이 곧 참되도다.

93. 嗟末法惡時世 衆生薄福難調制
     차말법오시세 중생박복난조제

     말법을 슬퍼하고 시세를 미워하노니
     중생의 복 얇아 조복받기 어려워라.

94. 去聖遠兮邪見深 魔强法弱多怨害
     거성원혜사견심 마강법약다원해

     성인 가신 지 오래고 사견이 깊어짐이여
     마구니는 강하고 법은 약하여 원해(怨害)가 많구나.

95. 聞說如來頓敎門 恨不滅除令瓦碎
     문설여래돈교문 한불멸제령와쇄

     여래의 돈교문 설교를 듣고서는
     부숴 없애버리지 못함을 한탄하는구나.

96. 作在心殃在身 不須怨訴更尤人
     작재심앙재신 불수원소갱우인

     지음은 마음에 있으나 재앙은 몸으로 받나니
     모름지기 사람을 원망하고 허물치 말지어다.

97. 欲得不招無間業 莫謗如來正法輪
     욕득불초무간업 막방여래정법륜

     무간지옥의 업보를 부르지 않으려거든
     여래의 바른 법륜을 비방하지 말아라.

98. 栴檀林無雜樹 鬱密深沈師子住
     전단림무잡수 울밀심침사자주

     전단향 나무 숲에는 잡나무가 없으니
     울창하고 깊숙하여 사자가 머무는구나.

99. 境靜林閒獨自遊 走獸飛禽 皆遠去
     경정림한독자유 주수비금 개원거

     경계 고요하고 숲 한적하여 홀로 노니니
     길짐승과 나는 새가 모두 멀리 달아난다.

100. 師子兒衆隨後 三歲卽能大哮吼
      사자아중수후 삼세즉능대효후

      사자 새끼를 사자 무리가 뒤따름이여
      세 살에 곧 크게 소리치는구나.

101. 若是野干逐法王 百年妖怪虛開口
      약시야간축법왕 백년요괴허개구

      여우가 법왕을 쫓으려 한다면
      백년 묵은 요괴가 헛되이 입만 엶이로다.

102. 圓頓敎勿人情 有疑不決直須爭
      원돈교물인정 유의불결직수쟁

      원돈교는 인정이 없나니 의심있어
      결정치 못하거든 바로 다툴 지어다.

103. 不是山僧逞人我 修行恐落斷常坑
      불시산승정인아 수행공락단상갱

      산승이 인아상을 들어냄이 아니요
      수행타가 단(斷)․상(常)의 구덩이에 떨어질까 염려함이로다.

104. 非不非是不是 差之毫釐失千里
      비불비시불시 차지호리실천리

      그름과 그르지 않음과 옳음과 옳지 않음이여
      털끝만큼 어긋나도 천리길로 잃으리로다.

105. 是卽龍女頓成佛 非卽善星 生陷墜
      시즉용녀돈성불 비즉선성 생함추

      옳은 즉 용녀가 단박에 성불함이요
      그른 즉 선성(善星)이 산 채로 지옥에 떨어짐이로다.

106. 吾早年來積學問 亦曾討疏尋經論
      오조년래적학문 역증토소심경론

      나는 어려서부터 학문을 쌓아서
      일찍 주소를 더듬고 경론을 살폈도다.

107. 分別名相不知休 入海算沙徒自困
      분별명상부지휴 입해산사도자곤

      이름과 모양 분별함을 쉴 줄 모르고
      바다 속의 모래 헤아리듯 헛되이 스스로 피곤하였네!

108. 却被如來苦呵責 數他珍寶有何益
      각피여래고가책 수타진보유하익

      문득 여래의 호된 꾸지람을 들었으니
      남의 보배 세어서 무슨 이익 있을건가.

109. 從來 蹭蹬覺虛行 多年 枉作風塵客
      종래 층등각허행 다년 왕작풍진객

      예전엔 비칠거리며 헛된 수행하였음을 깨달으니
      여러 해를 잘못 풍진객(風塵客) 노릇하였구나.

110. 種性邪錯知解 不達如來圓頓制
      종성사착지해 부달여래원돈제

      성품에 삿됨을 심고 알음알이 그릇됨이여
      여래의 원돈제(圓頓制)를 통달치 못함이로다.

111. 二乘 精進勿道心 外道 聰明無智慧
      이승 정진물도심 외도 총명무지혜

      이승은 정진하나 도의 마음이 없고
      외도는 총명해도 지혜가 없구나.

112. 亦愚癡亦小駭 空拳指上生實解
      역우치역소해 공권지상생실해

      우치하고도 겁이 많으니
      빈 주먹 손가락 위에 실다운 견해를 내는구나.

113. 執指爲月枉施功 根境塵中虛捏怪
      집지위월왕시공 근경진중허날괴

      손가락을 달로 집착하여 잘못 공부하니
      육근과 육경․육진 가운데서 헛되이 괴이한 짓 하는구나.

114. 不見一法卽如來 方得名爲觀自在
      부견일법즉여래 방득명위관자재

      한 법도 볼 수 없음이 곧 여래니
      바야흐로 이름하여 관자재라 한다네!

115. 了卽業障本來空 未了還須償宿債
      요즉업장본래공 미료환수상숙채

      마치면 업장이 곧 공함이요
      마치지 못하면 도리어 묵은 빚 갚으리로다.

116. 飢逢王膳不能飡 病遇醫王爭得差
      기봉왕선불능손 병우의왕쟁득차

      굶다가 임금 수라 만나도 먹을 수 없으니
      병들어 의왕 만난들 어찌 나을 수 있으랴.

117. 在欲行禪知見力 火中生蓮終不壞
      재욕행선지견력 화중생련종불괴

      욕망 속에서 참선하는 지견의 힘이여
      불 속에서 연꽃 피니 끝내 시들지 않는구나.

118. 勇施犯重悟無生 早是成佛于今在
      용시범중오무생 조시성불우금재

      용시비구는 중죄 짓고도 남이 없는 법을 깨달으니
      벌써 성불하여 지금에 있음이로다.

119. 師子吼無畏說 深嗟懵懂頑皮달
      사자후무외설 심차몽동완피달

      사자후의 두려움 없는 설법이여
      어리석은 완피달을 몹시 슬퍼하는도다.

120. 只知犯重障菩提 不見如來開秘訣
      지지범중장보리 불견여래개비결

      중죄 범하면 보리를 막는 줄만 알 뿐
      여래께서 비결 열어 두심은 보지 못 하구나.

121. 有二比丘犯淫殺 波離螢光增罪結
      유이비구범음살 바리형광증죄결

      어떤 두 비구 음행과 살생 저지르니
      우바리의 반딧불은 죄의 매듭 더하였고

122. 維摩大士頓除疑 還同赫日消霜雪
      유마대사돈제의 환동혁일소상설

      유마대사 단박에 의심을 없애줌이여
      빛나는 해가 서리․눈 녹임과 같도다.

123. 不思議解脫力 妙用恒沙也無極
      부사의해탈력 묘용항사야무극

      부사의한 해탈의 힘이여
      묘한 작용 항하사같아 다함 없어라.

124. 四事供養敢辭勞 萬兩黃金亦銷得
      사사공양감사로 만량황금역소득

      네 가지 공양을 감히 수고롭다 사양하랴.
      만량 황금이라도 녹일 수 있구나.

125. 粉骨碎身未足酬 一句了然超百億
      분골쇄신미족수 일구요연초백억

      뼈가 가루되고 몸이 부숴져도 다 갚을 수 없나니
      한 마디에 요연히 백억 법문을 뛰어 넘었도다.

126. 法中王最高勝 河沙如來同共證
      법중왕최고승 하사여래동공증

      법 가운데 왕 가장 높고 수승함이여
      강 모래같이 많은 여래가 함께 증득하였도다.

127. 我今解此如意珠 信受之者皆相應
      아금해차여의주 신수지자개상응

      내 이제 이 여의주를 해설하오니
      믿고 받는 이 모두 상응하리로다.

128. 了了見無一物 亦無人兮亦無佛
      요요견무일물 역무인혜역무불

      밝고 밝게 보면 한 물건도 없음이여
      또한 사람도 없고 또한 부처도 없어라.

129. 大千世界 海中구 一切聖賢如電拂
      대천세계 해중구 일체성현여전불

      대천세계는 바다 가운데 거품이요
      모든 성현은 번갯불 스쳐감과 같아라.

130 假使鐵輪頂上旋 定慧圓明終不失
      가사철륜정상선 정혜원명종불실

      무쇠바퀴를 머리 위에서 돌릴지라도
      선정과 지혜가 뚜렷이 밝아 끝내 잃지 않는구나.

131. 日可冷月可熱 衆魔不能壞眞說
      일가냉월가열 중마부능괴진설

      해는 차게 하고 달은 뜨겁게 할지언정
      뭇 마구니가 참된 말씀 부술 수 없도다.

132. 象駕崢嶸漫進途 誰見螳螂能拒轍
      상가쟁영만진도 수견당랑능거철

      코끼리 수레 끌고 위풍당당히 길을 가거니
      버마제비 수레 길을 막는 걸 누가 보겠는가.

133. 大象不遊於兎徑 大悟不拘於小節
      대상불유어토경 대오불구어소절

      큰 코끼리는 토끼 길에 노닐지 않고
      큰 깨달음은 작은 절개에 구애되지 않나니

134. 莫將管見謗蒼蒼 未了吾今爲君決
      막장관견방창창 미료오금위군결

      대통같은 소견으로 창창히 비방하지 말라.
      알지 못하기에 내 이제 그대 위해 결단해 주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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