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이탈과 삼법인- 28
<주간컬럼>
Q :
어느 날 잠을 자다가 가위에 눌린 것도 같고 마치 유체이탈 같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갑자기 몸에서 뭔가 튕겨져 나가는 느낌이 들더니 몸과 정신이 분리된 듯 했습니다. 정신수련을 오래하면 의도적으로 유체이탈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일반사람들도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습니까? 유체이탈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고 보도에 의하면 모 대그룹회장은 몇 년째 의식 없이 살아있다는데 혹 유체이탈을 한 것은 아닐지 궁금합니다.
A :
유체이탈은 정신이 몸에서 분리되어 무엇을 하는 해괴한 요술이 아닙니다. 유체는 외부의 힘에 변형되는 두 물질을 일컫는 것으로 인간의 몸과 정신이 액체 또는 기체라는 유체가 되어 몸에서 완전히 분리되면 그냥 사망한 것입니다. 모 그룹회장의 상태는 유체이탈이 아니라 정신의 본가인 영혼이 업에 짓눌려 작동을 못하는 것입니다. 단박해결책은 영혼을 부활시키는 해탈인연이 필요할듯한데 현대의술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작 당사자는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을 겁니다. 부귀영화에 얽힌 반연이 철옹성처럼 둘러싼 업장은 약사여래의 손길도 닿지 않았습니다.
꿈이 강렬하면 가위에 눌렸다고 하듯이 몸이 공중에 붕 뜬것 같은 느낌은 심신이 허하기 때문입니다. 몸과 정신력의 아귀가 잘 맞지 않는 것은 심신의 결핍이고 마음의 장애를 지닌 존재를 탐욕중생이라고 합니다. 우주를 동경하는 것이야 자유지만 유체이탈로 천상세계 몇 층에 올라가 무엇을 하였다는 등의 잡설로 정신계를 어지럽히던 인간들은 천명을 단축하여 명부전으로 불려갔습니다.
정신계에서 회자되는 유체이탈이라는 용어는 본질에 결코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1992년 가을 내가 경험한 3번에 걸친 유체이탈이라고 말하는 유체확장을 간략히 소개합니다. 유체이탈이든 유체확장이든 내 체험을 비추어볼 앞선 그림과 어휘가 없는 것이 유감입니다. 흔히 유체이탈이라고 말하는 유체확장은 정신이 유체화가 되어 몸에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심신의 원소가 외부에너지와 결합되어 마치 레이저빔처럼 지구중력을 초월하여 무한우주로 뻗치는 초 물리적인 유동화현상입니다. 몸의 전류와 외부의 전기에너지가 결합하여 촉발시킨 유체가 확장하여 우주공간에서도 오감이 작동되듯 의식이 명확한 것은 특별한 수행력이 아니라 佛世界의 人間佛事프로그램이 아니라면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유체확장이 물리작용인 것은 분명하지만 현대과학으로 시도하거나 증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단지 불교에서 석가부처님이 천상세계를 왕래하였다는 경전구절을 빌면 성도이후 보임과정에서 인식의 대전환을 이루는 유체확장으로 유위법계를 초월하는 결정적인 동기부여가 있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됩니다. 왜냐하면 유. 무위세계를 망라하고 상대법에 걸려있는 무심지혜는 물론 해탈열반도 없기 때문입니다. 불교는 저 이스라엘 예수 부자이야기 같은 픽션이 아니라 석가부처님의 비범한 삶과 인생을 집대성한 초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요소가 내포된 합리적인 종교입니다.
인간의 몸과 정신은 자연에서 빌어온 사대로 구성되었지만 중생습기로 인하여 제법실상을 깨닫는데 굼뜨고 자기 영혼의 고향이었던 대우주와 회통하는 능력을 대부분 망실하였습니다. 깨우침으로 무명습기가 소멸되면 천기나 지기 등 자연의 변화를 미리 감지하는 예지력이 나타납니다. 야생동물이 그렇듯 태풍이나 지진이 일어나는 징조인 기류변화나 지판이 뒤틀리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 원초적인 감각이 부활하는 것도 깨달음과 견주는 순수의식의 한 가지 역량입니다. 우주만물은 원래 나와 한 뿌리이자 정신의 모체인 영혼의 고향이었기에 대자연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입니다. 단지 고정관념인 중생습기가 원래주인공인 자성(自性)을 가려 존재실상과의 회통이 부자연스럽기에 별별 종교행위로 고향소식을 가로막는 업장소멸을 시도하지만 장애가 첩첩인 것이 사바중생입니다. 불교의 탄생과 존재이유가 바로 성품의 가로막힘을 해결하는데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약육강식의 자연법칙에서 형성되고 길러진 존재이기에 생존본능으로 인한 탐욕과 주착의 습기가 인자로 자리 잡고 있기 마련입니다. 단 한순간도 머물지 않는 유위법계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생명체의 속성이 분별감옥을 만들었고 그로부터 영원한 자유가 해탈열반이며 해탈의 출발점인 깨달음은 이성적인 동물인 인간에만 주어진 특권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해탈열반에 든 부처는 존재하지 않듯 가로막힘으로부터 해방된 성불(成佛)은 지난한 노력의 결과입니다. 유체확장체험은 결코 분리될 수 없으면서 덧없는 유위법계로부터 단박에 해방되어지는 비방이지만 식견과 밥 힘으로는 제아무리 용을 써도 불가능합니다. 해탈은 유, 무위법계를 자재하는 역량을 부여받는 것과 다르지 않기에 측은지심으로 보살행을 실천하는 참사람의 공덕 없이는 용천둔갑술을 부려도 생사전변의 유위법계를 결코 벗어나지 못합니다.
인간은 딱 두 종류입니다. 탐욕과 집착으로 나날이 업장을 더하는 삶과 깨달음이라는 결정적인 반전으로 전생업장을 놓고 비우고 버리는 삶입니다. 돈오를 하였지만 전생습기가 걷혀지는 보임과정은 살아서 저승형벌을 받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해탈성불은 생명력을 지니고 미리 저승을 통과하면서 업장을 소멸하는 개인의 가상한 역사이며 그로인하여 중생습기가 멸한 해탈지혜는 불보살의 보너스입니다. 중생습기는 젖은 걸레와 같아 비록 깨달음을 득했으나 습기는 하루아침에 소멸되는 것이 아닙니다. 때때로 상대분별식이 발동할 때 마다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뇌가 터질 것 같은 고통이 엄습할 때는 일각이 억겁세월입니다. 내 경험으로는 육신이 폭발할 것 같은 극한의 고통 막다른 지점에서 유체확장이라는 불가사의한 동기가 부여되어 대우주의 절반인 유위법계의 분수령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유체이탈이라는 유체확장체험은 초 물리작용으로 한번 유체확장을 하고나면 벽시계 등 집안의 모든 건전지가 몽땅 방전되어 건전지 값이 지출됩니다. 두 번째는 반 자위적이었으며, 의도적으로 유체확장을 시도한 세 번째는 주변의 전기를 끌어당긴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가로등불빛이 깜빡이는 것을 선명하게 인식합니다. 한국전력측은 계측되지 않은 전력손실이지만 전기나 천기 등 응축된 전기에너지를 끌어당길 수 없는 환경에서의 유체확장은 환상이거나 몽상일 뿐입니다. 따라서 탐착중생의 업장과 얽힌 영혼은 질량을 가졌기에 사후에도 결코 지구중력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무명업장을 지닌 영혼은 지구중력 안에서 이몸 저몸을 바꾸어가며 육도윤회를 거듭합니다.
문명의 도구를 빌지 않고 우주를 관찰하는 유체확장은 양쪽 어깨를 통하여 심신에너지가 정교한 레이저 빔처럼 뻗어나간 지점에서 우주의 실상과 마주함과 동시에 시공간의 저촉 없이 방안에서 오체투지자세인 자신의 모습을 선명하게 인식합니다. 내가 경험한 우주공간은 높푸른 창공이 아니라 암석들이 마치 무질서한 물거품처럼 떠다니는 황량한 세계였기에 인간사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것뿐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나의 유체확장체험은 제행이 무상하고 제법이 무아이며 개시허망한 이 사바세상 실상을 절절히 체감하는 참선수행의 한 단계였고 전혀 원한바 없는 유체확장체험으로 기력이 몽땅 소진되어 눈뜰 힘조차 없어진 심신이 회복되기까지 며칠동안 죽을 만큼 힘들었던 기억만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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